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6일 국내 기업 21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안전보건 감독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산업안전보건 감독 제도에 대한 기업 현장의 인식을 파악하고,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제안하기 위해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규제 완화 요구라기보다, 현행 감독 체계가 예방보다 처벌에 치우쳐 있다는 문제의식이 핵심이다.
1. 경총 조사 목적
이번 조사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해석된다.
산업안전보건 감독에 대한 기업 현장의 실제 인식 파악
예방 중심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 과제 도출
감독 방식이 기업 안전활동에 미치는 영향 분석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들의 안전투자가 확대되었음에도 현장에서는 "안전관리보다 법적 리스크 관리가 우선된다"는 문제의식이 누적된 상황을 반영한 조사로 볼 수 있다.
2. 조사 방법 및 대상
기사 내용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산업안전보건 감독 경험과 제도 인식, 개선 요구사항 등을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조사 항목은 다음과 같다.
적발 즉시 처벌 방식에 대한 평가
감독관 전문성과 신뢰도
감독 대상 선정 방식의 적절성
안전관리 활동에 미치는 영향
제도 개선 필요 사항
이러한 설계는 단순 만족도 조사가 아니라 감독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파악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3. 주요 조사 결과
① 즉시 처벌 방식에 대한 높은 반대
응답 기업의 89%가 위반 적발 즉시 처벌 방식에 부정적이었다.
이는 기업들이 안전을 경시해서라기보다, 현실적으로 수백~수천 개의 안전보건 규정을 100% 완벽하게 준수하기 어렵다고 인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다음 우려가 높게 나타났다.
감독 실적 경쟁에 따른 과도한 위반 지적
경미한 위반의 형사처벌 확대
사법 리스크 증가
② 감독관 신뢰 부족
기업의 56%가 감독관에 대한 신뢰가 낮다고 응답했다.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업종 특성 미반영
현장 상황 이해 부족
일률적 법 적용
이는 감독의 강도 문제가 아니라 감독의 전문성과 일관성 문제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③ 안전보다 서류 중심 대응 유발
응답 기업의 상당수는 감독 대응 과정에서 다음 현상이 발생한다고 인식했다.
문서 작성 증가
증빙자료 확보 부담
형식적 컴플라이언스 확대
결과적으로 안전관리의 본질인 위험성 제거보다 문서화 작업이 우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4. 시사점
첫째, 처벌 강화만으로는 안전 수준이 향상되지 않는다.
안전은 규제 강도보다 위험 식별과 개선 활동이 반복될 때 향상된다. 작은 실수를 즉시 처벌하는 체계는 정보 은폐와 소극적 보고를 유발할 위험도 존재한다.
둘째, 감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선진국의 안전관리 체계는 점차 '적발-처벌'에서 '예방-개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대한 고의 위반은 엄정 처벌하되, 경미한 위반은 시정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 확대되는 추세다.
셋째, 감독의 신뢰성이 안전문화의 핵심이다.
규제기관과 기업이 대립적 관계가 아니라 위험을 함께 관리하는 파트너로 인식될 때 안전수준은 지속적으로 향상된다.
5. 기업의 대응 방안: 안전은 리더십의 문제다
산업안전은 더 이상 안전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다. 중대재해 시대의 안전은 조직 전체의 리더십 체계이며, 각 직위별 역할과 책임이 명확할 때 비로소 작동한다. 안전문화는 규정이 아니라 경영자의 행동에서 시작된다.
① 최고경영자(CEO):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선언하라
최고경영자는 안전의 최종 책임자다. 안전 예산과 인력, 투자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의 핵심 안전 리더십은 다음과 같다.
안전 목표를 재무 목표와 동등하게 관리
정기적인 현장 안전점검 참여
중대 위험요인 직접 보고 체계 구축
안전 투자 확대 및 우선순위 부여
Near-miss와 사고 사례 직접 검토
직원들은 경영자의 메시지가 아니라 행동을 따른다. 안전을 말하는 CEO보다 안전을 묻는 CEO가 조직을 바꾼다.
② 공장장·사업장 소장: 현장의 최고 안전 책임자 역할 수행
공장장과 사업장 소장은 실제 재해 예방의 핵심 관리자다. 중대재해의 상당수는 현장의 위험 신호가 관리 단계에서 누락되면서 발생한다.
필수 리더십 과제는 다음과 같다.
작업 전 위험성평가 직접 확인
고위험 작업 승인제 운영
설비 이상 징후 즉시 개선
협력업체 안전관리 통합 운영
현장 순회점검(Gemba Walk) 정례화
특히 "생산 차질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③ 안전책임자(EHS 부서장): 규정 관리자에서 위험 관리자 역할로 전환
안전책임자의 역할은 법령 준수 확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진정한 역할은 위험을 사전에 식별하고 제거하는 것이다.
중점 수행 과제는 다음과 같다.
위험성평가 품질 향상
사고 데이터 분석 및 예방활동
중대 위험관리 프로그램 운영
교육훈련 체계 고도화
안전 성과지표(KPI) 개발
안전관리의 목적은 서류 완성이 아니라 위험 제거다.
④ 생산·설비·품질·관리부서장: 안전을 경영 활동에 내재화하라
중대재해는 안전부서의 실패가 아니라 조직의 실패인 경우가 많다.
각 부서의 역할은 명확하다.
생산부서장
무리한 생산 압박 금지
작업 절차 준수 관리
작업중지권 활성화
설비부서장
예방정비 강화
노후 설비 교체
안전장치 유지관리
품질부서장
공정 변경 시 안전성 검토
화학물질 및 제품 위험관리
인사·관리부서장
안전역량 중심 인사관리
안전교육 예산 확보
협력업체 평가체계 구축
안전은 기능별 분업이 아니라 전사적 통합 관리의 대상이다.
⑤ 임원진 전체: 안전을 KPI와 보상체계에 반영하라
조직은 선언이 아니라 평가와 보상에 따라 움직인다.
따라서 기업은 다음과 같은 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임원 안전 KPI 반영
재해지표와 예방활동 동시 평가
현장 안전 리더십 평가 실시
안전 우수 조직 인센티브 부여
안전문화는 구호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리더의 관심, 자원의 배분, 평가와 보상이 일치할 때 비로소 조직의 문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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